1. 기본 정보
-감독: 우디 앨런(Woody Allen)
-배우: 티모시 샬라메(Timothée Chalamet, 개츠비 역), 엘르 패닝(Elle Fanning, 애슐리 역),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 챈 역)
-러닝타임: 92분
-개봉 연도: 2019
2. 영화의 줄거리
대학에서 언론을 전공하며 좋은 기회에 한 영화감독과의 인터뷰 건으로 뉴욕에 가게 된 개츠비(티모시 샬라메)의 여자 친구 애슐리(엘르 패닝). 개츠비는 여자 친구 애슐리와 낭만적인 여행을 꿈꾸며 뉴욕에 도착한다. 하지만 영화광인 여자 친구는 유명 감독과의 인터뷰, 비밀스러운 영화 상영회, 잠적한 감독 찾이 작전 그리고 유명 배우들과의 파티에 휘말리며 남자 친구와의 약속을 계속 어기고 개츠비는 뉴욕에 혼자 남게 된다. (애슐리는 심지어 유명 배우랑 하룻밤 보낼 생각까지 한다... 남자 친구가 기다리고 있는데!) 혼자 시간을 보내며 비 오는 뉴욕 거리를 걷던 개츠비는 우연히 전 여자 친구의 동생인 챈(셀레나 고메즈)을 만나게 된다. 챈과 시간을 보내며 그녀가 예전에 자신을 좋아했던 사실을 알게 되고, 뉴욕에서 열린 엄마가 주최한 파티에서 엄마의 놀라운 과거 또한 알게 되며 개츠비의 마음은 복잡해지고 자신이 진정 원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데...
> 한줄평:비오는 뉴욕 거리에서의 낭만적인 하루!
3. 비하인드 스토리
3-1) 감독의 사생활 이슈
미투 운동을 시작으로 우디 앨런 감독의 양녀 성추행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 당시 영화 배급사였던 아마존 스튜디오는 북미에서 이 영화의 개봉을 취소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봉을 했고, (개봉할 때 이 이슈로 인해 시끄러웠다고 한다.) 넷플릭스에는 지금도 버젓이 떠 있다. 나도 티모시 샬라메가 나온다는 것 때문에 넷플릭스를 통해서 본 후, 영화 후기를 찾아보다가 이 사건을 알게 되었다.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출연을 후회하며 단체로 출연료를 기부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포스터에 과거부터 유명했던 감독이지만 감독 이름을 거의 보이지 않게 배치했다는 설도 있다. <Vicky Christina Barcelona>, <블루 재스민(Blue Jasmine)>, <로마 위드 러브(To Rome with Love)>, <댄싱 인 더 문라이트(Dancing in the Moonlight)>,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를 보고 우디 앨런 감독의 수채화 같은 영화 분위기를 좋아했었는데 감독의 양녀 성추행 사건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부끄러운 민낯이 온 세상에 드러났다. 이 감독의 영화를 다시 고운 시선으로 볼 수 있을까?
4. 아주 주관적인 후기
1) 개츠비와 애슐리는 처음부터 안 맞았다.
사실상 두 남녀가 진짜 안 맞는다고 느낀 장면은 영화 후반부이다. 남자 친구를 두고 유명 배우의 유혹에 넘어가 하룻밤 보내려고 작정해놓고 늦은 밤 비 쫄딱 맞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호텔로 돌아온 여우 같은 애슐리. 다음날 아침 야들리 지역으로 돌아가기 전, 개츠비와 애슐리가 센트럴파크에서 마차를 타면서 나눈 대화가 정점이다. 애슐리는 습하고 안개 낀 듯한 뉴욕의 날씨에 투덜거리고 있는 것에 반해 개츠비는 콜 포터(Cole Porter)의 가사를 얘기하며 낭만적인 뉴욕의 분위기를 만끽한다. 이 상황에서 서로가 양립할 수 없는 성향을 가졌다는 것을 순간적으로 깨달은 개츠비는 이 관계를 끝내며 챈에게 향하게 된다. 이 장면을 보는데 어찌나 답답하던지. 내가 애슐리였다면 개츠비의 말에 100% 동조했을 것이다. 나도 콜 포터를 워낙 좋아하니까. 헤어짐을 고하고 챈에게 향하는 개츠비의 행동에 막힌 게 뻥 뚫린 것처럼 시원했고 마음으로 박수도 쳤다.
2) 티모시 샬라메는 믿고 본다.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것 같다. 물로 그는 영화 인터스텔라부터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긴 했다. 연기에 대한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이라도 해주듯 요즘 정말!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그토록 애정 하는 뉴욕에 도착해서 들떠있는 기분이 그의 표정과 대사에서 여실히 느껴진다. 너무너무 귀엽고 멋있고 섹시하고 그걸 혼자 다 한다. 개츠비와 챈이 오랜만에 우연히 만난 첫 장면에서 챈이 유독 틱틱거리는데' 어떻게 티모시 샬라메한테 저래? 티모시 샬라멘데? 난 분명히 보자마자 함박웃음일 텐데'라고 생각했었다. 결국 그것도 애정에서 나온 틱틱거림임을 영화 후반부에 알게 되긴 했지만. 비 오는 날씨, 세피아톤의 고풍스러운 뉴욕 배경 그리고 로맨스 이 3박자가 참 잘 어울린다.
3) 역시 Jazz 음악과 로맨스 무비는 궁합이 좋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남자 주인공 개츠비의 즉흥 피아노 연주와 노래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Everything Happens to Me.' 평소 재즈음악을 즐겨 듣는 나에게는 아주 익숙한 곡. 티모시 샬라메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이 곡에 잘 어울린다. 영화 이후로 이 장면을 Youtube에서 계속 찾아서 들었을 정도로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며 글을 작성하고 있다.
4) 조연들도 화려하다.
조연으로 출연한 주 드로(Jude Law)의 연기도 감명 깊다. 대사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고 표정연기도 어찌나 생생한 지. 와이프 불륜 현장을 잡아내어 분노가 가득 찬 한 남자이자 자괴감에 빠진 영화감독을 달래야 하는 제작자라는 두 상황을 마주한 역할. 정신적인 괴로움이 다 느껴질 정도로 정신없고 부산스러운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이 사람 이러다가 정신 못 차리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을 짜내어 두 가지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해보려 한다. 그것도 단 하루에! 비도 오고 정신없는 와중에. <나를 책임져, 알피(Alfie, 2005)>에서 그의 꽃미모가 전성기를 누렸다면 지금은 그의 연기력이 한층 깊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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