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 정보
-감독: 우디 앨런(Woody Allen)
-출연 배우: 제시 아이젠버그(Jesse Eisenberg잭 역), 엘리엇 페이지(Elliot Page, 모니카 역), 알렉 볼드윈(Alec Baldwin, 존 역), 페넬로페 크루즈(Penélope Cruz, 안나 역), 로베르토 베니니(Roberto Benigni, 레오폴도 역), 그레타 거윅(Greta Gerwig, 샐리 역), 우디 앨런(Woody Allen, 제리 역)
-러닝 타임: 111분
-개봉 연도: 2013년
2. 영화의 줄거리 : 4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Jack's story>
미국의 건축학도인 잭(Jack)은 여자 친구 샐리(Sally)의 가장 친한 친구인 모니카(Monica)를 만나게 된다. 대화를 하면서 서로에게 이끌리는 두 사람. 결국에는 샐리는 뒤로한 채 서로 바람을 피우게 된다. 잭은 샐리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결심하며 그녀가 시험을 무사히 치를 때까지 기다린 후 이별을 고하기로 결심한다. 그 사이 모니카는 할리우드의 대작에 캐스팅이 되고 그 역할에 몰두하면서 잭과의 관계에는 진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가 얼마나 이 관계를 가볍게 여겼는지 알 수 있는 태도이다. 이제 잭은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까? 결국 샐리와 헤어지려고 할까?
<Hayley's story>
미국에서 로마에 여행을 온 '헤일리'는 우연히 만난 로마에 사는 '미켈란젤로'와 사랑에 빠진다. 상견례를 하기 위해 그녀의 부모님인 제리(Jerry)와 필리스(Phillis)는 로마로 날아온다. 장의사로 일하는 미켈란젤로의 아버지 '지안카를로'는 미국에서 온 사돈에게 양해를 구한 뒤 샤워를 하러 가는데 샤워실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목청과 소리가 오페가 가수 못지않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은퇴한 오페라 감독인 제리는 소리가 너무 좋다며 라 스칼라 극장에 오디션을 보자며 그를 설득한다. 알고 보니 그의 목소리는 샤워 부스 안에서 특화되어 있다. 마침내 샤워부스를 통으로 무대에 올렸고 지안카를로는 샤워를 하며 노래를 한다. 이 공연은 어떻게 흘러갈까?
<Antonio's story>
안토니오와 밀리는 로마로 신혼여행을 온 미국인 신혼부부이다. 서로 달콤한 신혼여행을 즐겨야 할 시간도 부족한데 우연히 각자 다른 사람과 하룻밤을 보내는 일탈을 행하게 된다. 안토니오는 거스를 수 없이 아름답고 능숙한 콜걸 안나(페넬로페 크루즈)와 밀리는 이태리의 유명 배우와 잘 뻔하다가 호텔 좀도둑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마침 호텔 방에 둘이 남았고 헐 벗기도 했고 등의 갖은 핑계를 대며 배우자를 뒤로 한 채 불륜을 행하는데...
<Leopoldo's story>
평범한 로마 시민인 레오폴도는 아내와 아이 둘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하루 밤 사이에 그는 이태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명인사가 된다. 파파라찌가 그의 주변을 맴돌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찍고 회사에서는 이유도 없이 승진을 했으며 유명한 행사장을 다니며 아름다운 모델들과 바람을 피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파파라찌는 '더 흥미로는 사람'을 발견했다고 보도하고 한순간에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가 일상적인 삶에 다시 적응할 수 있을까?
3. 비하인드 스토리
1) 감독 본인이 '제리'라는 역으로 직접 등장한다.
자신이 연출하는 영화는 감독이 직접 출연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 영화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이 본인이 직접 자신의 영화에 서브 주연급으로 출연했었다. 그리고 우디 앨런도 영화 <로마 위드 러브>에서 영화에 배우로서 등장했다. 잠깐 나오는 카메오도 아니고 4개의 스토리 중 1개의 스토리에서 은퇴한 오페라 감독이자 스토리의 주인공 헤일리(Hayley)의 아버지인 '제리'역으로 꽤나 자주 등장한다. 각본도 쓰고 연출도 했으니 본인이 대사로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100%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 것이고, 그래서 그런지 연기도 매우 자연스럽고 어색하지가 않다. 롱테이크 씬에서도 마치 진짜 부인과 대화하듯이 물 흐르듯이 대사를 뱉어낸다. 그의 연기는 인정할만했고 꽤나 매력적이었다.
2) 이 당시엔 엘렌 페이지였던 그는 이제 엘리엇 페이지가 되었다.
지금 엘리엇 페이지(Elliot Page)인 그는 이 영화를 찍을 당시엔 엘렌 페이지(Ellen Page)였다. 그가 연기를 시작한 것은 10살 무렵. 소년으로 살고 싶었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소녀의 삶을 이어갔고, 머리가 짧을 때는 가발을 써서 긴 머리를 유지했다고 한다. 영화 <엑스맨> 시리즈와 <인셉션> 그리고 <로마 위드 러브>에서 친구의 남자 친구와 사랑에 빠지는 역할 등으로 이미 유명했던 그녀(She)는 2020년 성전화 수술을 했다고 커밍아웃을 하면서 이제 그(He)가 되어 엘리엇 페이지라고 불린다. 2021년 타임지(Times)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I'm fully who I am - 난 이제 비로소 내가 되었어요."라고 고백한다. 그는 수술을 하기 전 그의 삶은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우울했고 공황발작 등에 시달리며 힘들었었지만 이제는 행복하다고 얘기한다. 현재는 성전환자 금지법, 모든 형태의 증오 및 차별에 맞서는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그 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4. 아주 주관적인 리뷰
이 영화는 전혀 연관 없는 4개의 독립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우디 앨런의 다른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처럼 주인공들이 길거리를 여기저기 걸어 다니며 이태리 로마의 이색적이고 고풍스러운 그리고 로맨틱한 풍경을 보여준다.
첫 장면에서 도로 위에 서 있는 로마의 교통경찰이 등장해 "My job is to stand here, and see all people in Roma. All is a story.(내 직업은 여기 서 있는 것이고 모든 사람을 본다. 모든 것은 이야기가 된다.)"라며 내레이션을 하는데 그의 대사가 '이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영화에 집중하게 만든다. 완벽한 훅(hook)이라고 할까.
이 영화는 사람들이 여행을 가는 이유, 여행지에서 바라는 소망들을 충족시켜주는 것 같다. 우리가 여행을 가는 것은 현실에서 벗어나 뭔가 일탈을 꿈꾸고자 하는 것이다. 여행지에서는 과감해져서 색다른 것을 시도해보겠다고 결심하고, 실제로 과감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여느 영화나 소설들처럼 '혹시... 나에게도 여행지에서의 로맨스가 생길까?' 하는 상상도 해보지 않는가. 나도 역시도 그랬었다. 이런 상상들로 인해 여행이 설레는 것 아닐까. 감독은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고 영화에서나마 그 일탈을 실현시켜 주었다. 비록 불륜, 내 연인의 친구와의 로맨스 같은 소재가 등장해서 맘에 안 들긴 하지만 누군가에겐 그게 상상하던 일탈일 수 있으니.
특히나 좋아했던 이야기는 평범했던 로마의 시민이었던 레오폴도가 갑자기 유명인이 되는 에피소드이다. 평범하고 지루한 삶은 살아가던 그가 출근하려고 문 밖을 나서니 카메라 수십대가 둘러싸며 그를 취재한다. 그는 처음엔 어안이 벙벙한 듯 행동했지만 점차 유명세를 즐기는 태도를 취하며 삶을 즐기게 된다. 한참 웃었던 씬이 있는데 그가 어떻게 면도를 하는지, 무슨 팬티를 입었는지, 아침 식사는 무엇인지 등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던 장면이다. '유명인'인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는 언론들의 모습과 이런 삶을 즐기는 그의 모습에서 실소가 나왔고 그가 귀엽게까지 느껴졌다. 모든 여자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그는 조강지처를 뒤로 한채 화려한 여자들과 바람을 피기도 한다. 이때 어찌나 얄밉던 지 나중에 제대로 당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기더라. 어느 순간 인기가 사라진 그. 사람들이 자기에게 아무 관심이 없자 "나 오늘은 사각팬티 입었어요!"라고 소리치며 관심을 구걸하는 레오폴도.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원래대로 가정에 충실한 남자로 돌아간다. 며칠간 꿈꾸는 듯한 삶을 살아온 그가 일상으로 돌아가서 적응하는 게 쉬웠을까. 일반적인 사람들은 미디어 속의 셀러브리티들의 삶을 보면서 '내가 유명하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이러한 상상을 영화 속에서 실현시켜 준 우디 앨런 감독, 영화의 소재 선정이 참 재치 있고 기발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로마의 콜레세움과 스페인 광장이 그리워진다. 낙천적이고 즐겁게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로마 사람들. 그 분위기를 또 느끼기 위해 다시 로마에 가야겠다.
우디 앨런의 유머 코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짜릿한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로마의 구석구석을 영화로나마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강력 추천한다.
'영화 리뷰 > 로맨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500일의 썸머 비하인드 스토리 및 리뷰(500 days Of Summer) / 우리 모두가 지나온 계절 (0) | 2022.10.22 |
---|---|
영화 노팅힐 정보 및 리뷰 (Notting hill) / Surreal, but nice. (0) | 2022.10.21 |
영화 러브 액츄얼리 리뷰 및 비하인드 스토리(Love Actually) / 각양 각색의 사랑 이야기 (0) | 2022.10.14 |
영화 어바웃 타임 정보 및 리뷰 (About Time) / 사랑스러운 시간 여행자 (0) | 2022.10.13 |
영화 비포 선셋(Before Sunset) 리뷰 / 다시 마주한 두 사람 (0) | 2022.10.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