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 정보
-감독: 마크 웹(Marc Webb)
-출연 배우: 조셉 고든 레빗(Jeseph Gordon-Levitt, 톰 역), 주이 디샤넬(Zooey Deschanel, 썸머 역), 클로이 모레츠(Chloë Grace Moretz, 레이첼 헨슨 역), 제프리 아렌(Geoffrey Arend, 맥켄지 역)
-러닝 타임: 95분
-개봉 연도: 2010년 (미국에선 2009년)
2. 영화의 줄거리
운명적인 사랑을 믿으며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톰'이 통통 튀는 특별한 여자 '썸머'를 우연히 만나고 사랑에 빠졌다. 가벼운 만남을 추구하고 사랑은 환상이라고 믿는 '썸머'와 자신도 진지한 만남 보단 가벼운 만남을 좋아한다고 착각했던 '톰'의 연애 초반은 행복을 가득 차 있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즐겁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톰'의 감정은 깊어져만 가는데! "혹시... 우리는 무슨 관계야?"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길 원하여 자신의 감정을 밀어붙이며 '썸머'에게 다가가는 '톰'. 이제 이 둘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을 내려야만 한다. 달콤했던 1일부터 씁쓸한 500일까지,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남녀의 아주 현실적인 연애 스토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3. 비하인드 스토리
1) 사랑이 피어나는 푸른 여름, 사랑이 지는 붉은 가을
마크 웹 감독은 사랑이 피고 지는 과정을 각각의 색상으로 담아냈다. 감독은 영화 전체의 색감은 여자 주인공 주이 디샤넬의 파란 눈동자로 잡았다고 말한 바가 있다. 이렇게 푸른 색감은 주인공 썸머를 대표하는 색이 되었고 곧 사랑의 색이 되었다. 영화에서 가장 명장면으로 남자 주인공 조셉 고든 레빗의 '길거리 댄스'씬이 꼽히는데, 자세히 보면 '톰(조셉 고든 레빗)'은 온통 푸른 옷을 입은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 있다. 푸른 군중들 속에서 점점 커져가는 사랑의 기쁜 감정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사랑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는 영화 속에서 푸른색이 절제되어 있으며, 이별을 암시하는 장면에서는 붉은색이 주로 쓰인다. '썸머'의 아파트에 있는 종이학들 중에서 '톰'으로 상징되는 한 마리만 붉은색이었으며, 영화 후반부에 톰이 썸머와 헤어지고 새로 만난 여성인 어텀은 붉은색 블라우스를 입고 있다. 붉은색이 여름의 사랑이 끝나고 새로운 사랑을 암시하는 색으로 쓰인 것이다. 색상으로 섬세한 연출을 한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2) 센스 있는 영화의 OST들
영화에서 두 주인공이 가까워진 계기는 음악이었다. 밴드 더 스미스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친해지고 같이 <There Is a Light That Never Goes Out!>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반대로, 톰이 밴드 더 스미스의 다른 노래를 틀자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무시하는 썸머의 모습에서 이별이 암시되기도 한다. 선호하는 비틀스 멤버가 다른 것부터 이별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들에게 음악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할 수 있는 소재가 된다.
게다가 썸머가 클럽에서 직접 부른 노래 <Sugar Town>(그녀가 노래 부르는 영상을 보고싶다면 클릭)! 배우 주이 디샤넬이 직접 고른 노래라고 한다. 그중 'You'd go away, and let me spend my life in shoo-shoo-shoo, shoo-shoo-shoo-Shoo-shoo, shoo-shoo sugar town'이라는 가사는 썸머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어 주는 것 같다. 그녀가 배우이면서 가수이기에, 이 노래를 부르는데 목소리가 어찌나 매혹적인지 반복 재생해서 듣게 되더라.
OST를 활용하여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또 있다. 톰이 썸머와의 마지막 데이트를 하러 가는 길에 들리는 사이먼 앤 가펑클의 <Bookends>라는 음악은 지금은 해체되어서(이별해서) 존재하지 않는 그룹의 곡을 사용해서 두 주인공들이 겪는 아픔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
4. 아주 주관적인 리뷰
이 영화는 현실 로맨스의 정석이다. 뻔하게 사랑의 해피 엔딩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로맨스 영화와는 다르다. 여름이 누구든지 지나온 계절이 듯,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렇게 달콤했지만 씁쓸한 연애 또한 겪어 봤으리라. '맞아, 나도 썸머 같은 여자 혹은 남자 만나봤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의 과거 연애사를 다시 더듬어보게 만든다. 실제로 시나리오 작가 스콧(Scott Neustadter)의 실제 사랑이야기를 바탕으로 각본이 쓰였다고 한다. 영화 초반에 '이 영화는 허구다. 어떠한 유사점이 있어도 그것은 우연이다. 특히 너, 제니 벡맨'이라는 자막이 나오는데 '제니 벡맨'이 작가 스콧의 전 여자 친구 이름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참 유쾌하다 싶어서 한참을 웃었다. 이렇게 실제 연애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이니 현실 로맨스의 정석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겠는가?
썸머는 처음부터 "난 가볍게 만나는 게 좋아." 얘기한다. 진지한 관계는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고 생각하며. 톰도 'casual relationship(가벼운 만남)'이 좋다고 동의한다. 이렇게 말은 하지만 여느 연인들이 하는 모든 것을 함께 하니 톰의 사랑이 점점 커진다. 이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지 모든 것에 비관적이었던 톰이 세상을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길거리 자동차 창문에 비춘 자신의 얼굴이 할리우드 스타처럼 보이기도 하고 지나가던 모든 사람들이 부러움의 눈으로 웃어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썸머는 "사랑은 환상이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말에 아니라고 반박하는 톰. 서로의 연애관이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현재 너무 행복하기 애써 모른 척 관계를 이어간다. 의견이 다르면 대화를 이어가며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야 하는데 모른 척 한 태도 자체가 연애의 끝을 보여준 것은 아닐까.
남자 주인공 '톰'을 연기한 조셉 고든 레빗은 톰의 연애 방식이 이기적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나도 이 말에 동의하는 바이다. 영화를 한 번만 가볍게 보고 지나간다면, 썸머의 연애 방식이 너무 매몰차고 가볍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2-3번 본다면 톰이 자신의 감정만 앞세워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감정만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들이 행복하게 연애를 하던 시절, 썸머는 톰의 사소한 생각까지 궁금해하며 이것저것 질문을 하는데 톰은 썸머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부단히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려고만 할 뿐이다. 톰의 잘못된 연애 방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마지막에 나온다. 가벼운 만남을 추구한다던 그녀가 톰과 헤어지고 만난 남자랑은 결혼을 하게 된다는 것! '톰'도 썸머를 지나 곧바로 '어텀'이라는 새로운 여인을 만나며 연애를 하게 되는데 부디 다음 연애에서는 상대방에게 공감해주면서 자신의 감정만 퍼붓지 않기를... '썸머'의 결혼 소식을 듣고 뭐라도 깨달았기를 바랄 뿐이다.
▼이건 내 이야기야! 현실감있는 연애를 느끼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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